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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2조원 땅, 왜 14년째 놀고 있을까?

by 부동산 투자노트 2025. 5. 7.

시작하며

‘강남 한복판에 2조원짜리 공터가 14년째 방치 중이다.’ 이 말만 들으면 쉽게 믿기 어렵지만, 실제로 삼성역과 봉은사역 사이, 서울의료원 이전 부지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9,540평 규모의 이 땅은 서울시가 매각과 개발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사업성 부족과 정책 방향의 혼선으로 아직까지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매력적인 입지의 땅이 제자리에 멈춰 있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서울의료원 부지의 위치와 가치, 그동안의 개발 시도, 실패 원인,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한눈에 정리해봅니다.

 

1. 강남 핵심 지역, 어디에 위치한 땅일까?

(1)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금사라기 입지

옛 서울의료원 부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동부간선도로와 영동대로가 지나고, 코엑스와 가까운 국제 업무 지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곳이죠.

게다가 면적은 무려 31,543㎡, 약 9,540평. 이는 아파트 수천 세대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런 핵심 입지의 땅이 무려 14년째 방치되어 있다는 건, 분명 단순한 사정은 아닙니다.

 

2. 개발 시도는 있었을까?

(1) 서울시, 상업 지구 개발 계획 발표

서울시는 2011년 서울의료원 이전 이후 해당 부지를 상업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에는 코엑스-잠실 일대를 포함해 ‘국제 교류 복합 지구’로 지정했죠.

하지만 이후 여러 번 계획을 바꾸며 혼선을 겪었고, 결국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 그동안의 주요 발표 요약

  • 2011년 - 서울의료원 이전 후 개발 대상 지정
  • 2014년 - 국제 교류 복합 지구 지정
  • 2015년 - 부지 매각 시도 (1조원 감정가)
  • 2020년 - 공공주택 3,000호 공급 계획 발표
  • 2021년 - 일부 부지를 LH와 맞교환
  • 2024년 - 개발 방향 미정, 용역 연구 종료 예정

 

3. 왜 개발이 이렇게 오랫동안 미뤄졌을까?

(1) 핵심 원인 3가지

1. 사업성 부족 준주거지역으로 지정된 이 부지는 용적률이 최대 400%로 제한돼 있어, 상업시설이나 주거시설을 넣기에는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부지 절반 이상은 관광·문화 시설 등 비수익 구조로 채워야 해 기업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집니다.

2. 서울시의 혼선과 정책 변경 상업지로 개발하려다 공공주택 계획을 발표하고, 일부를 LH와 교환하는 등 서울시의 전략 부재가 반복됐습니다. 이에 따라 민간 투자자들도 선뜻 참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인근 지역의 반대와 정치적 부담 강남구 등 인근 주민들의 반대, 특히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대한 우려가 커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4. 기업들이 외면한 이유는 뭘까?

(1) 삼성·현대차도 발 빼게 만든 조건

서울시는 2015년 1조원 가까운 감정가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삼성과 현대차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 대비 수익이 안 나오는 구조였기 때문이죠.

이후 매각 조건을 일부 조정했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았고,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돈만 많이 드는 땅’이었습니다.

📌 기업 입장에서의 리스크 요약

항목 내용
용적률 400% 제한
필수 시설 부지의 50%는 비수익 시설로 사용해야 함
수익 구조 수익 대비 투자 금액 과다
가격 조건 공시가격 대비 시세는 약 3배 예상 (약 2조원 수준)

 

5. 현재는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을까?

(1) 공사장 같은데 실제 공사는 아님

현장을 보면 트럭이 오가고 중장비가 움직이지만, 사실 이 땅에서 개발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 답변에 따르면, 현재는 영동대로 개발 사업에 필요한 레미콘 제조 공간으로 쓰이고 있고, 2027년까지 계속 이런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적어도 3~4년간은 본격적인 개발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6. 앞으로 어떻게 될까?

(1) 향후 개발 가능성과 방향

현재 진행 중인 개발 용역 연구는 2024년 6월 종료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발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의 간극 등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

  • 명확한 개발 방향 수립
  • 민간 참여 유도 가능한 조건 정비
  • 지역 주민과의 소통 강화
  • 용도 제한 및 규제 완화 고려

 

마치며

강남 한복판에 수조 원 가치의 땅이 14년째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문을 남깁니다. 단순히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미래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이제는 더 이상 시간만 끌기보다는 명확한 방향성과 실행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울시가 그동안의 실책을 인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이 부지가 진정한 가치와 기능을 회복하려면, 더 이상 ‘방치된 금싸라기 땅’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