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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노트

임대차 보호법 개정 추진, 전세 시장에 미칠 파장은?

by 부동산 투자노트 2025. 3. 24.

시작하며

최근 정치권에서는 세입자의 주거권 강화를 위한 법안 개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세 계약 기간을 10년까지 연장하고, 계약갱신을 무제한 허용하는 방향의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책은 주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의도이지만,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주요 쟁점들을 분석하고,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을 짚어본다.

 

1. 전세 10년 보장안의 골자

2025년 3월, 민주당이 발표한 민생의제 가운데 주거 분야 개정안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제54번 항목에서는 세입자의 계약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장 10년까지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에는 사실상 종신 거주가 가능하도록 '무기계약'에 대한 논의까지 예고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현행법은 세입자가 한 차례(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이 횟수 제한을 없애거나 대폭 늘릴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세입자가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만, 임대인의 의사와 상충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

 

2. 제도의 방향성과 시장 반응

장기 거주를 가능케 하는 이 정책이 시행된다면, 기존 임차인은 낮은 가격에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신규 임차인 입장에서는 공급 물량이 줄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로 인해 전세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이중 가격'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기존 세입자와 신규 입주자 간의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임대 수익에 제한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임대를 꺼릴 가능성도 있어 임대 시장의 공급 부족이 우려된다.

 

3. 반발과 정치적 계산

정책이 공개된 이후, 다수의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이 집은 내 것이다'라는 표현이 회자될 정도로 시장 반응은 냉소적이다. 일각에서는 유럽식 장기 임대 시스템처럼, 세입자 권리가 지나치게 보호되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해당 조항이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권 재창출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책 발표에 참여한 인사 중 일부는 과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전직 고위 관료들이라는 점에서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

 

4. 전세 제도 정상화 논의의 실체

개정안에는 '전세제도 정상화'라는 이름 아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임대인에게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로 인해 임대 보증금이 많은 집을 소유한 경우 대출 한도가 제한되고, 다주택자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주택자의 전세 자금 대출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방향까지 제시되면서 임대 공급자는 물론 세입자까지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5. 전세 축소가 불러올 월세 전환

전세 제도를 축소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임대 시장은 월세 중심으로 전환된다. 전세는 초기 자금 부담은 크지만, 매달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세입자의 주거 부담을 낮춰왔다.

그러나 월세화가 가속될 경우 서민층의 매달 주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월세 수익률 상승은 다시금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결국 집값을 안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치며

전세 10년 보장과 무제한 계약갱신이라는 새로운 정책은 세입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유재산권 문제, 임대 공급 축소, 월세 전환 등의 부작용이 현실화될 경우, 오히려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성은 위협받을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균형 있는 시각과 다양한 계층의 입장을 반영해 설계되어야 하며, 단기적인 인기나 정치적 목적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신중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국민 모두가 그 방향을 감시하고 판단하는 역할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