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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노트

한강변 신축 대형 평형, 왜 국평보다 먼저 신고가를 찍었나

by 부동산 투자노트 2025. 4. 5.

시작하며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한강변 신축 대단지 아파트 중 중대형 평형’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반포 레미안 원베일리에서 벌어진 거래 사례는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24년 12월, 이 아파트 단지의 53평형이 무려 106억원에 거래되며 평당 2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당시에는 뉴스와 커뮤니티를 통해 이 소식이 빠르게 퍼졌고, 고급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그 이전에는 국평 기준으로 60억원에 거래되며 ‘대략 평당 2억원’이라고 알려졌지만, 정확히 나눠보면 2억원을 넘지는 않았다. 그러나 2025년 봄, 드디어 국평 평형에서도 70억원 거래가 이루어지며 명확하게 평당 2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이 나온 것이다.

이처럼 평당 2억원을 넘기는 거래가 잇따르면서, 단지 고가의 소형 평형뿐 아니라 중대형 평형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집중되고 있다. 과연 이 흐름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구조적 전환의 신호일까?

 

1. 중대형 평형이 먼저 평당 2억원을 찍은 이유

먼저 살펴볼 부분은 ‘왜 국평보다 중대형이 먼저 평당 2억원을 넘겼는가’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시장 인식에서는 국평이 기준이 되고, 국평 가격이 먼저 오르면 중대형이 따라가는 구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정반대였다.

반포 원베일리에서 53평형이 106억원에 거래되며, 가장 먼저 평당 2억원 선을 확실하게 넘겼다. 이후 봄이 되어 국평(84㎡)이 70억원에 거래되면서 평당 2억원을 넘어섰다. 거래가가 보여주는 순서만 보더라도 이번에는 중대형이 흐름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고자산가들이 왜 중대형 평형을 먼저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 자산가가 중대형을 고르는 이유

고액 자산을 보유한 이들이라면, 단지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 이들은 자산을 배분할 때 단순히 '사는 집'만이 아니라, 희소성과 상징성, 프라이버시, 조망권 등을 고려한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결국 중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한 예로, 진정한 고급 자산, 이른바 ‘트로피 자산’으로 불릴 수 있는 부동산은 대부분 큰 면적을 자랑한다. 작은 평형보다 오히려 대형 평수가 더 평당 단가가 높은 것이 자연스러운 구조다. 그런데 한국 아파트 시장은 오히려 2010년을 전후로 중대형 평형보다 국평 가격이 더 비싸거나 유사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국평은 평당 4,000만원인데, 대형 평형은 평당 2,500만원 수준에 거래되는 일이 흔했다. 이런 왜곡된 구조는 자연스럽지 않다. 다시 말해, 시장이 정상화되는 흐름 속에서 대형 평형이 제값을 받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3. 중대형 아파트의 입지와 조망은 왜 좋은가?

대단지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다. 대체로 중대형 평형 동이 단지 내에서도 가장 좋은 위치에 배치돼 있다. 이는 건설사가 의도적으로 중대형 동에 프리미엄 입지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뜻이다.

예외도 존재한다. 예컨대 신반포2차 아파트 같은 경우는 20평대가 한강변에 있고, 오히려 대형 평형은 안쪽에 있는 배치였다. 하지만 이는 1980년대 이야기이고, 지금은 전혀 다르다.

그 당시에는 한강이 지금처럼 쾌적한 공간이 아니었다. 차가 다니고, 냄새 나는 물가였기 때문에 오히려 강변 쪽이 선호되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한강은 산업화 과정에서 폐수가 흘러들어가 물빛이 탁했고, 심지어 화학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4. 한강변의 위상 변화와 그 영향

예전에는 한강 주변이라고 해도 지금처럼 쾌적한 환경이 아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강변은 오염이 심했고, 물에서 거품이 올라오거나 악취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당연히 이런 환경에서는 강변 입지가 큰 메리트가 없었다. 오히려 한강변 쪽 동은 감가 요인으로 작용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환경 정비가 꾸준히 진행된 결과, 물도 깨끗해지고 조망 가치도 회복되면서 한강 조망은 프리미엄으로 인정받고 있다. 어디를 가든 한강변은 좋은 산책로와 공원, 조망을 갖춘 고급 주거지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되면서 강변 입지는 오히려 가장 선호되는 요소가 되었고, 중대형 평형이 위치한 동이 강변에 배치되는 일도 많아졌다.

결국 같은 단지 내에서도 어떤 동에 어떤 평형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좋은 입지, 조망, 쾌적한 환경은 모두 중대형 평형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5. 중대형 아파트가 갖는 희소성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희소성이다.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공급이 많다면 가격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급이 적고 수요가 꾸준하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대형 평형은 공급 자체가 매우 적다. 한 단지 안에서도 대부분은 국평 이하의 평형으로 구성돼 있고, 50평 이상은 일부에 불과하다. 심지어 중대형 위주로만 구성된 아파트는 더더욱 보기 드물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중대형 아파트는 단순히 면적이 넓은 주거지가 아니라, 매우 제한적인 공급과 고정된 수요가 존재하는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강 조망이 가능한 신축 중대형은 이 희소성이 극대화되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당 2억원을 넘는 거래도 시장에서 ‘비정상’이 아니라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6. 앞으로의 흐름은?

이러한 흐름은 일시적이지 않다. 향후 2027년, 2030년대에 접어들어도 한강변 신축 대단지에서 가장 먼저 고가 거래가 발생하는 평형은 중대형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입지, 구조, 조망, 희소성이라는 네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장 흐름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특히 희소성이 강한 자산은 수요가 줄더라도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더 견고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대형 평형이 앞으로도 시장을 리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7. 중대형 아파트를 고려할 때 유의할 점

다만, 중대형 아파트라고 해서 모두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복잡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방 4개, 화장실 2개 같은 구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중대형은 향이 안 좋거나 조망이 가려질 수도 있다. 층수가 낮아 채광이 부족할 수도 있고, 커뮤니티 시설이 미흡한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는 ‘크니까 좋은 집’이 아니라, 다양한 조건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품이다. 무작정 모든 중대형이 프리미엄이라고 여겨서는 곤란하고, 각 단지의 특성과 입지, 구성, 브랜드 등을 함께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치며

2024년 말 반포 레미안 원베일리에서 시작된 평당 2억원 거래는 부동산 시장에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이 흐름을 선도한 것은 국평이 아닌 중대형 평형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중대형 평형은 그동안 저평가돼 왔지만, 최근 몇 년간의 흐름을 보면 다시금 제 가치를 찾고 있다. 희소성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갖춘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한강변에 들어서는 신축 대단지에서도 이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시장의 인식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이다. 이 점을 잘 파악하고 접근하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